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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예술/아티스트이야기

🎶 아름다운 선율로 온몸을 감쌌던 밤 – 임윤찬 연주 리사이틀 후기

은빛날개2978 2025. 5. 21. 16:33

 

어느 봄밤, 조용히 음악을 만나러 갔다.
장소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수많은 관객들 속에서 마음은 설레고, 조금은 흥분되기도 했다. 오늘 무대에 오를 이는, 피아니스트 임윤찬.  갓 스무 살을 넘긴 청년이지만, 그의 연주는 이미 시간을 초월한 이야기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무대 위 조명이 은은히 켜지고, 그는 천천히 걸어 나왔다.
무척 조용하고 담담한 모습. 악보 없이 빈손으로 앉은 그가 피아노에 손을 얹자, 마치 공기 자체가 음악이 되는 듯했다.

🎼 조용한 시작, 깊은 몰입

첫 곡은 바흐.
처음 몇 소절이 흘러나오자 마음이 스르르 가라앉는다. 마치 바람결이 살며시 창문을 흔들 듯, 그의 손끝은 건반 위를 조심스럽게 스쳤다. 음과 음 사이의 여백, 그 속에 감정이 숨어 있었다. 단순한 연주를 넘어, 작곡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듯한 시간이 흐른다. 객석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한 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귀를 기울였다.

🎼 마음에 남는, 낭만의 한 장면

후반부에는 리스트의 소나타가 이어졌다. 이 곡에서 임윤찬은 정말 놀라운 몰입을 보여주었다. 격렬한 음의 파도, 그 속에서 때로는 속삭이듯 부드럽고, 때로는 울부짖듯 깊었다. 무대 위 한 사람이 온몸으로 감정을 전하고 있었고, 객석은 마치 그 감정의 파도에 함께 휩쓸렸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그의 진심 어린 태도였다.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음악에 집중하는 모습. 연주가 끝난 뒤의 고요한 표정, 그리고 무대를 내려갈 때까지 흐트러짐 없는 자세까지. 한 곡, 한 곡에 마음을 담아 보내는 편지 같았다.

🌌 선율이 남긴 별빛 같은 여운

공연이 끝나고도 쉽게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그 여운은 아주 잔잔하게, 그러나 깊게 마음속에 머물렀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감정을 되새기고 있었고, 누군가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자리를 정리했다. 나 역시 그 선율들을 곱씹으며, 이 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졌다.

임윤찬의 피아노는 단지 ‘잘 치는’ 연주가 아니라,
마치 **하나의 시(詩)**를 듣는 기분이었다.
소리로 써 내려간, 감정의 문장들. 그 속에 담긴 삶의 결, 침묵의 깊이, 그리고 인간적인 진심이 내게 전해졌다.

📌 간단한 공연 정보

  • 공연명: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일시: 2025년 5월 ○일 (목) 오후 7시 30분
  • 프로그램: 바흐, 베토벤, 리스트 외
  • 티켓: 전석 매진 (R석 90,000원 ~ C석 30,000원)

✏️ 글을 마치며

음악은 설명되지 않아도, 마음에 남는다.
임윤찬의 연주는 그런 종류의 음악이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진심이, 소리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사람’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어느 날 밤, 음악이 별이 되어 내 마음 위에 떨어졌고,
그날의 여운은 아주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 무대가 어디일지 모르지만, 다시 그 선율을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또다시, 기꺼이 임윤찬을 응원하러 갈 것이다.